몸이 가장 빨리 풀리는 것이 죄… 숫자 이상의 헌신 가치, 새 영웅이 KIA 뒷덜미 잡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2024년 부임 당시 불펜에서 최민준(26·SSG)의 가치를 주목한 지도자였다. 필승조와 추격조 사이의 경계선에 걸쳐 있었던 최민준을 주목한 이유는 숫자 이상의 가치 때문이었다. 많은 이닝을,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다.

선발 유망주로도 뽑혔던 최민준은 언제든지 멀티이닝이 가능한 선수다. 삼진을 잡으려고 하는 유형은 아니다. 인플레이를 시켜 어떻게든 빨리 빨리 경기를 진행하는 유형의 선수다. 불펜의 모든 선수들이 화려할 수는 없고, 이처럼 궂은일을 하는 선수도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이다. 콜드게임이 없는 프로야구에서 누군가는 이닝당 1실점을 하더라도 이닝을 먹어줘야 할 때가 있고, 이 감독은 최민준이 그 임무에 적합한 선수라고 여겼다. 토토사이트

최민준은 SSG 불펜 투수 중 노경은과 더불어 몸이 가장 빨리 풀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많은 공을 던지지 않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이 장점 때문에 간혹 손해를 보기도 한다. 갑자기 투수를 교체해야 할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호출되는 선수가 바로 최민준이다. 최민준으로서는 조금 더 여유 있게 몸을 풀고 나가면 개인 성적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최민준은 그것이 자신의 임무임을 믿는다. 카지노사이트

공교롭게도 그런 상황이 징검다리로 일어났다.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이로운이 타구에 맞는 부상을 당해 투구가 불가능해졌다. 연장 승부 속에 이미 필승조는 마무리까지 다 소모한 상황이었고, 2점 앞선 상황에서 누군가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그 상황에서 허겁지겁 마운드에 오른 선수가 바로 최민준이었다. 비록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어쨌든 뒤에 대기하고 있던 한두솔이 몸을 더 풀 시간을 벌어줬다.

11일에도 또 그런 상황이 나왔다. SSG는 1-0으로 앞선 2회 선발 박종훈이 선두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에 이어 이우성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맞고 쓰러졌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은 상황에서 박종훈은 강한 타구를 왼 팔뚝에 맞았다. 다행히 던지는 팔이 아니었고, 정밀 검진 결과 타박상 판정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그 상황에서는 또 누군가 희생하며 공을 던져야 했다.

박종훈이 쓰러지자마자 최민준이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가장 빨리 몸이 풀리는 최민준이 예상대로 호출됐다. 부상 교체라 심판진과 KIA의 양해 속에 연습 투구를 조금 더 많이 가져갔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최민준은 경기 후 “안에서 거의 다 풀었다. 나가서 바로 던지면 되는 상황이었다. 크게 부담은 되지 않았다”고 웃어보였다. 파워볼사이트

이후로는 말 그대로 팀을 구해내는 역투를 했다. 최민준은 이날 2회 위기 상황을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다. 3회 서건창에게 솔로포 한 방을 맞기는 했지만 팀 타선이 곧바로 역전에 성공하며 최민준의 부담을 지워줬고, 그렇게 5회까지 4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도망가려던 KIA의 뒷덜미를 잡았다. 팀이 9-3으로 이겨 시즌 첫 승도 올라갔다. 해준 몫에 상응하는 결과였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후 “먼저 종훈이가 큰 부상이 아니라서 다행이다”면서 “민준이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점짜리 피칭을 선보였다. 마운드에서 집중하면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 감독이 최민준에게 기대하던 그 피칭이 그대로 나왔고, SSG도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판하는 것을 바랄 투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몸이 빨리 풀리는 죄(?)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민준은 “이런 상황에서 올릴 수 있는 투수가 나라는 것을 보여드렸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라가는 것도 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면서 “예전에는 많은 이닝을 던져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계산을 하면서 던졌다. 그럴 때마다 결과가 안 좋았다. 그래서 그냥 한 타자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던졌던 게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밸런스가 깨져 제 궤도에 올라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최민준이 원래 위치로 돌아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슬롯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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